2009/10/26 22:44

1026/내친김에 다락방



My favorite movies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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참고로 순서는 무작위다. 우열을 가릴 수 없다. 이것은 이것대로, 저것은 저것대로 내게 의미가 있었던 까닭이다.



시네마천국 Cinema Paradiso, 1988, 쥬세페 토르나토레作

백 번 봤다. 시칠리아 가고 싶다.




중경삼림 Chungking Express, 1994, 왕가위作 

왕정문이 양조위 방 청소하는 장면, 금성무가 통조림 따서 아구아구 먹는 장면, 돌려가며 역시 백 번 봤다.





브로크백 마운틴 Brokeback Mountain, 2005, 이안作

히스 레져가 주먹을 치며 통곡하던 장면, 옷깃을 매만지던 엔딩이 아직도 선연하다. 띠딩~으로 시작하는 메인 ost는 중독성 작렬. 한동안, 그 멜로디가 귓가에서 떨어질 줄 몰랐다.




봄날은 간다 One Fine Spring Day, 2001, 허진호作

물체주머니를 만들어 납품하던 업체에서 알바를 했던 적이 있다. 같이 일했던 친구가 봄날은 간다 ost를 틀어놓아서, 그것을 들으면서 일하는 와중이었다. 늦게 출근한 과장이 그 음악을 듣자마자 불같이 화를 내며 도로 바깥으로 뛰쳐나가는 것이 아닌가! 왜 저래~ 수근거리는데, 옆 다른 과장 왈, 저 친구가 <봄날은 간다> 영화에 아직도 잊지 못해 애닳는 사연이 있대나 뭐래나. 지금 생각하면 그는 아직 서른도 안된 뽀송뽀송한 총각과장이었다는. 그 이 후에도 저 영화 때문에 맘 고생 좀 했다는 사람들을 몇 만났는데, 죄다 다 사내들. 그렇다면, 그네들의 첫사랑은 다 이영애같은 여인네였단 말인가!!!



길 La Strada, 1954, 페데리코 펠리니作

있을 때 잘해야 한다는 진리를 처연하게 남기고 간, 젤소미나. ㅠ.ㅠ






와니와 준하 Wanee & Junah, 2001, 김용균作

춘천, 기차, 소박한 정원이 딸린 단독주택. 아무렇게나 입어제낀 김희선의 남방은 왜 그리 이쁘던지. 알콩달콩, 진초록빛 영화.





해피투게더 春光乍洩: Happy Together, 1997, 왕가위作

처음엔 양조위에, 다음엔 장국영에, 그러다가 둘 모두에게 감정이입 돼버린 영화. 검은 외투 깃을 세우며 싸구려 양주병을 따던 양조위의 간지 작렬. 담배는 또 어찌나 맛나게 피우시던지. 영화보는 내내 담배 한 갑을 아작냈더랬다.





파이트 클럽 Fight Club, 1999, 데이빗 핀처作

''내 상상 속의 넌 폐허의 록펠러 센터에서 사슴을 쫓고 있어. 넌 평생 닳지 않는 가죽옷을 입고 시워스 타워를 휘감은 넝쿨을 타지.밑에선 사람들이 옥수수를 빻고 빈 도로 위에서 사슴 고기를 말리고 있어." 
린치와 핀처를 구별하기 위해 그들의 영화 목록을 외워보려 했던 기억. 그러나 별 수 없어. 여전히 맨날 헷갈려.




조제,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ジョゼと虎と魚たち, Josee, The Tiger And The Fish, 2003, 이누도 잇신作

처음엔 조제의 아름다움에, 나중엔 츠네오의 철딱서니에 가슴 무너졌던 기억.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이 사랑. 지나갔거나, 그 사랑 다른 가지에 옮겨앉아도, 사랑은 사랑.




녹차의 맛 茶の味, The Taste Of Tea, 2004, 이시이 카츠히토作

제목처럼 고요하고, 은근하던 영화의 맛





라스트 라이프 라스트 러브 Last Life In The Universe, 2003, 펜엑 라타나루앙作

아사노 타다노부를 향한 나의 사랑~ 그가 설겆이 하던 장면 역시 백 번 봤음.




피크닉 Picnic, 1996 , 이와이 슌지作

견고한 담벼락을 끝내 벗어날 수 없었던 그들의 소풍(아사노 타다노부 특집이냐ㅡ.ㅡ;)





덧, 되돌아보니, 내가 좋아한다고 하는 영화들이 죄다 사랑 이야기. 각양각색, 저마다 모양과 방식은 달라도, 하나같이 다 사랑이야기. 천상천하 사랑만세다. 뭔가를 해야한다는 마음에 책상머리에 앉았으나, 저항만 무럭무럭, 딴짓하다 날샌다. 그러거나 말거나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다음엔, 좀 더 다양한 것들로 to be continued~




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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덧글

  • 당고 2009/10/26 22:49 # 답글

    <와니와 준하>는 김희선 최대의 역작이죠;
    <해피투게더>는 백번은 아니고 열 번은 본 듯해요. <봄날은 간다>는 다섯 번쯤? 진짜 포스터만 봐도 다들 새록새록 기억이 나네요-
  • 다락 2009/10/26 22:52 #

    백 번은 과장에 과장을 더한 말이지요. ㅎㅎ;;
  • ll은사자ll 2009/10/27 01:00 # 답글

    왕가위와 이와이 순지..<와니와 준하>에서 조승우가 4B연필로 김희선의 눈썹을 그려주던 장면.... 언젠가 꼭 해보고싶었지만 아직 하지 못한.... 하하...;; 왕정문...히스레저...그립네요.
  • 다락 2009/10/27 06:46 #

    이와이 슌지를 화이트와 블랙으로 나눠놓은 글을 본 적이 있어요. 러브레터나, 4월 이야기 기타 등등의 영화들은 화이트. 언두나 피크닉은 블랙. 완전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(왜냐하면, 제가 보았던 4월 이야기는 그리 쓸쓸할 수 없어거든요.ㅜ.ㅜ), 전 그의 어두운 영화들을 좋아하는 편이지요. ^^

    친구녀석이 연필로 눈썹을 그려준 적이 있어요. 나름 진진하게 그리기는 했는데, 생각보다는 그리 낭만적이지 않다는.ㅎㅎ
  • 편린 2009/10/28 23:35 # 답글

    못 본 영화는.. 봄날은간다. 라스트라다. 해피투게더. 라스트라이프라스트러브. 피크닉
    마치 본 것 같은 영화는.. 봄날은 간다. 해피투게더
    제목조차 몰랐던 영화는.. 라스트라이프라스트러브. 피크닉
    이렇습니다. ^^;;
  • 다락 2009/10/30 00:06 #

    못 봤지만, 마치 본 것 같은 것들. 못 가봤지만, 마치 가 본 것 같은 곳들. 그것들이 주는 익숙함은, 그것들과 대면하는데 장애물이 될 때가 종종 있어요. 지난한 두통이 사그러들지 않네요. 좋은 영화 한 편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~ ㅎ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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